📖 『혼모노』 – 성해나
🖤 혼자서도 모노하게, 그러나 결코 외롭지 않게
『혼모노』는 제목부터 눈에 띈다. 반으로 갈라진 사과의 시각적 메타포는, 우리가 쉽게 나누는 선과 진영, 정답과 오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혼자서도 모노하게’라는 말이 낯설지만, 책을 읽고 나면 그 말이 꽤 괜찮은 태도처럼 느껴진다. 성해나는 ‘혼자’라는 단어가 가진 기존의 외로움, 불완전함, 결핍의 이미지를 다시 짠다. 이 책은 혼자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혼자라는 감정’을 품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총 여덟 편의 단편 속 인물들은 제각각의 방식으로 혼자다. 관계의 끝자락에서 홀로 서게 된 사람, 가족 안에서도 이방인이 된 사람, 도시의 고요한 익명성 속에 갇힌 사람. 그들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그 고독을 애써 감추거나 무력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 묵묵히 마주하고, 간혹 작은 날개짓을 한다. 그것이 도망이든 체념이든, 선택이든. 성해나는 이 작은 움직임들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이 소설들이 결코 인물에게 연민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떤 장면에서는 불편하고, 때론 이기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우리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불완전한 존재였을 테니까.
성해나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롭다. 화려하게 감정을 조각하지 않지만, 짧은 문장 하나로 사람의 속을 쿡 찌른다.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게 만드는, 서늘한 리듬이 있다. 덕분에 한 편 한 편 읽을수록 마음속에 여백이 생기고, 그 여백 속에서 나의 감정이 조용히 부풀어 오른다.
『혼모노』는 요란하지 않지만, 묵직하게 남는다. 혼자라는 감정을 낯설지 않게 바라보게 해주고, 그 감정 속에 존재하는 따뜻함과 생존의 의지를 발견하게 만든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누군가의 혼자에게 조금 더 조심스레 다가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혹은 나의 혼자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도 있다.
📌 냥이의 다정한 메모
혼자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은 많지만, 『혼모노』는 그걸 굳이 말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보여준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장면을.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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